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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열 두 발자국, 정재승

 

  인간이라는 숲으로 난 열두 발자국, 인간은 과학적으로 탐구하기엔 너무나 복잡한 존재이지만, 과학 아닌 것으로 탐구하기엔 너무 소중한 존재라 말하는 정재승 과학자는 이 책을 통하여 누군가에게는 삶을 성찰하고 사회를 통찰하는 사유의 증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챕터를 넘나들며 뇌 과학을 통하여 인간과 사회현상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하고, 제 4차 산업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우리의 인류가 나아가야할 방향성을 제시하는데, 이는 당연하게 믿고 있었던 사실들이 전복되는 유쾌한 지적경험을 내게 선사했다. 나 또한 미숙하지만 이 열두 발자국에 동행하는 모험가이며, 동시에 낯선 분야에 대한 간접적인 체험으로 세상을 이해하기위해 첫 발걸음을 내딛는 초행자이다. 나는 그 위대한 한 걸음을 내딛으며 내가 느낀 것과, 우리의 인문학적 사유가 나아가야할 방향성을 이야기 해 보려고 한다.

먼저 사고의 스펙트럼을 넓혀주었던, 뇌 과학에서 삶의 성찰을 얻는 것에 관한 이야기이다. 주로 의사결정과 그에 얽혀있는 수많은 사회적 현상을 뇌 과학으로 환원하여 유기적으로 이야기하는데, 우리가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모호한 것은 복잡하게 발전한 이 현대사회에서도 원시부족 사회 때 유용했던 전략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선택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현대사회는 정보의 양은 많아졌지만 의미 있는 정보를 구분해 내지 못하여, 오히려 의사결정이 힘들어지는 현실 속 에서 결정의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한다. 나는 이러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테크놀로지의 발전에 수반되는 결정의 어려움’과 같은 현상은 나아가 전반의 시대정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정보는 우리에게 새로운 지식들을 제공하여 지식의 폭을 넓게 해주지만, 그 정보를 다 받아들인다면 가치가 없는 정보와 가치가 있는 정보를 구분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적정선을 찾는 것이 우리에게 주는 물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처럼 사회적 현상을 인과적인 단순한 설명에 그치지 않고 뇌 과학이 기반이 되는 알고리즘을 통해 과학적인 관점으로 되풀어나가는 것이 편협했던 나의 사고회로에 신선한 자극이었다.

다음은 과학과 인문학의 유기적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 이는 책을 읽으면서 가장 깊은 생각에 빠졌던 부분이다. 나는 이과와 문과가 지향하는 점은 결국 같다고 생각하며, 그 지향 점에 도달하는 방법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평소 한 문제를 바라볼 때 이과와 문과의 시선을 융합하여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이러한 나의 철학으로 바라본 정재승 과학자의 ‘4차산업의 미래’에 관한 이야기는 매력적일 수 밖에 없었다. 그는 4차산업의 미래가 도래함에 따라 일자리의 상실, 일자리 지형도의 변형과 같은 현대사회에 팽배해있는 불안함들에 대해 새로운 논점을 제시한다. 말하자면 단순히 일자리 수의 감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약국의 역할, 업의 본질이 어떻게 진화함에 따라 사회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어떻게 바뀔 것인가’가 더 중요한 질문이라는 것이다. 과학자의 관점, 즉 빅데이터 분석에 따른 산업의 전망이라던지, 테크놀로지에 관한 전문적인 설명이 아닌‘업의 본질’이라는 인문학적 관점으로 그는 4차 산업혁명을 미래를 바라본다. 4차 산업 시대가 도래 함에도 우리가 더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인간의 존재가치를 높이는 것에 중점을 둬야한다며 인간의 본질적인 측면을 소중히 하는 생각하는 과학자. 나는 과학과 인문학이 상생하는 학문의 중심에 서 있다는 느낌이 들자 생의 감각이 강렬해졌다. 인문학적 시각으로 현대사회를 논함에 있어, 한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그 시각으로 다른 분야를 바라본다는 것이 얼마나 학문을 풍부하게 만들 수 있는지 알게 된 색다른 지적경험이었고, 나 또한 인문학과 여러 학문을 유기적으로 공부하여 지금보다 더 넓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어졌다.

그는 사유할 수 있는 질문들을 우리에게 건넨다. 우리 인문학도들은 사유하고, 성찰하며 더 나은 길을 개척해나가야 하는 지성인이다. 그렇기에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세상과 연결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하고, 나의 분야에만 국한될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분야를 포용하고 들여다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가진 지적경계를 넓히지 못하고, 사고의 확장에 한계가 올 것이다. 인문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인문학이 나아가야할 길을 함께 고민하고, 여러 분야와 융합하여 사고의 폭을 넓히면서 진실 된 인문학적 소양의 깊이를 더해야만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 책은 인문학의 더 나은 미래를 고민하는 나에게 멋진 질문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그 질문에 관한 해답을 찾는 여정은 꽤 오래 걸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열두 발자국’을 넘어, 나의 수많은 발자국들로 나만의 지도를 그리게 될 것이라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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